증시 뒤흔든 길리어드, 코로나 잡을 '구원자'인가 '거품'인가

입력 2020-04-17 12:04   수정 2020-04-17 15:47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 19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발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주가가 급등하고 덩달아 미국 증시 지수선물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임상실험 효과에 대해 길리어드측은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일단 긍정 신호에 더 무게를 두는 셈이다. 길리어드가 주목받자 셀트리온과 녹십자 부광약품 등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들의 주가는 17일 급락세를 나타냈다.

◆ 렘데시비르가 뭐길래

길리어드는 원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렘데시비르를 개발했지만 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임상시험을 중단됐다. 그러다 동물실험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치료 효능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이 부각됐다.

17일 미국 의학매체 스탯(STAT)은 시카고대에서 진행한 렘데시비르 2단계 임상 3상 결과,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1주일 이내에 퇴원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대는 중증 환자 113명을 포함해 코로나19 환자 125명을 모집해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매일 램데시비르를 투약받았다. 그 결과 대부분이 6일차에 회복돼 퇴원했고, 2명은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정규장에서 2.56% 상승했던 길리어드는 시간외 거래에서 16% 급등 중이다. 병원 측 임상 담당자는 미국 현지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관련 보도는 거짓 뉴스가 아니라고 확인했다. 미국 지수선물도 급등세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1시36분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다우와 S&P500 지수선물이 각각 3% 이상 상승하고 있다.

◆ "치료 효과 확인 고무적"

관련 보도가 전해지자 길리어드는 "이번 결과는 고무적이지만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렘데시비르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험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총계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발표된 내용은 대조군 없이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던 환자의 케이스인 만큼 임상시험이 종료돼 대조군과 비교한 정확한 데이터를 봐야만 렘데시비르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결과에 의미가 없지는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내용은 말 그대로 '정성적' 데이터일 뿐 수치상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치료 효과가 분명히 확인된 점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또 "'임상시험 결과의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는 맞는 말이나, 그것이 치료 효과가 없거나 무의미한 내용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애초에 통계적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한 내용을 공개한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길리어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이달 말 입수하고, 다른 연구에서 입수한 추가 정보는 다음달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렘데시비르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물질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에서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다면 첫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강력한 치료제 출시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그동안 직접적인 피해를 본 업종의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며 "코로나 종식에 따른 세계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치료제·백신 개발업체에 대한 현재의 긍정적 투자심리는 효능이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민수/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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